1953년 아리랑 인형극이 열린 그다인스크 인형극장 방문
아리랑아카이브 컬렉션에는 매우 귀한 포스터 한 장이 있다. 1953년 10월 31일 폴란드 그다인스크 인형극장 (Teatr Lalek Gdańsk)에서 공연한 아리랑 대형 포스터다. 지금까지 발견된 기록으로는 구소련 시절 동구권 최초의 아리랑 공연 기록물이다.
2015년 이 포스터를 독일 베를린 고서점에서 120유로에 구입했고, 아리랑박물관장으로 재직하던 2018년 처음으로 특별전을 통해 공개한 후 아카이브에 소장하고 있다.
그러나 포스터 한 장에서 읽을 수 있는 메타데이터는 너무 부족했다. 어떻게 아리랑이 머나먼 폴란드에서 인형극으로 무대에 올랐는지, 감독을 맡은 나탈리아 골렝스카(Natalia Golębska)가 누구인지, 극중에 아리랑을 부른 나탈리아 보브르잔스크(Natalia Bobrzańsk)는 어떤 인물인지, 포스터와 무대 디자인을 한 알리 분쉬(Ali Bunsch)가 누구인지 모든 게 궁금했다.
그래서 5월 9일 방문한 곳이 그다인스크 인형극장이다. 건물에 들어서자 극장 홍보담당 직원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연세가 비슷한 극장 대표도 먼 곳에서 왔다며 반겼다.
옛 건물은 내부를 몇 차례 리모델링 했지만, 외관은 옛날 그대로라고 했다. 극장을 상징하는 로고도 포스터에 있는 모습이다. 극장 연습실에서는 여전히 어린이를 위한 인형극 수업이 이어지는데 아리랑에 관한 공연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극장장과 직원들은 사진을 통해 보여준 아리랑아카이브의 폴란드 아리랑 인형극 공연 기록을 살펴보며 감독 등 인형극에 헌신한 포스터 속 몇몇 인물에 대해 알려주었다. 그러면서도 벌써 70년이 흘렀다며, 극장 공연 기록이 국립 폴란드 아카이브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박또박 적어준 연락처를 들고 폴란드 국립 아카이브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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